몇 년 전, 가습기 살균제 성분(CMIT, MIT)을 함유한 치약이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함유된 성분은 극소량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 발표되었지만 그 이후로 치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꽤나 변한 듯하다.
마트에서 가격이 싸고 익숙한 치약을 무작정 구매했던 예전과는 달리 치약의 성분을 꼼꼼히 따지고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났으니 말이다. 실제로 치과를 방문해 어떤 치약을 사용해야할지 구체적인 추천을 원하는 환자들도 많아졌다.
구강 점막이 우리 신체에서 가장 흡수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일 몇 번씩이나 입속에 직접 닿는 치약은 가급적이면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없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에 치약 속 대표 우려 성분 세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소듐라우릴설페이트(이하 SLS)는 저렴한 가격인데다 거품도 풍성하게 나서 치약 제품에 널리 쓰이는 합성 계면활성제 성분이다. 양치 후 입안에 남은 SLS는 입마름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구취가 발생할 수 있다. 양치질 후 과일을 먹을 때 떫은 맛이 느껴지는 이유도 이 SLS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내염과 SLS의 상관관계에 대해 종합적으로 탐구한 최근의 한 논문은 SLS가 구내염의 발생 가능성이나 지속기간, 통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내염 환자들은 SLS가 들어있지 않은 치약을 쓰라고 권고하고 있다. |
사카린 인공 감미료 사카린은 사실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치약의 본질적 기능과는 무관하다. 물론 설탕을 첨가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가능하다면 천연 유래 감미료인 자일리톨과 스테비아로 대체하는 편이 좋다. |
타르색소
선명한 색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타르색소는 알레르기나 발진, 염증 등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발암성 등을 이유로 일부 타르색소 사용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 특히 어린이의 경우 치약을 삼키는 경우가 많아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2015년 타르색소 2종(적색 2호, 적색 102호)을 구강 내 적용하는 제품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
치약 마케팅의 진실 논란이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 MIT는 현재 국내 치약 제품에 사용이 금지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업체들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 무첨가를 마치 해당 업체만의 특장점인 것처럼 부풀려 광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섬유화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와 EU 사용 제한으로 논란이 일었던 살균보존제 트리클로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CMIT, MIT, 트리클로산을 넣은 치약은 애초에 국내 식약처에 의해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없단 얘기다. 이에 구강 건강에 좋은 치약을 선택하고 싶다면 해당 성분 무첨가라는 문구에 현혹되는 대신, 전성분을 확인해 (허가 기준을 충족하지만) 유해 우려가 있는 성분 대신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
국내에서 유통되는 치약은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 하에 관리되고 있다. 즉 국내 제조 치약 중 무조건 피해야 하는 위험 성분을 넣은 치약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 안심할 것.
하지만 양치 후 아무리 열심히 헹궈내도 구강 내 남아있는 치약의 성분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으므로, 건강한 구강과 건강한 신체를 위해 되도록이면 더 나은 대체 성분을 넣은 치약을 고르는 것을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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